일본 총리가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사례들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서대문형무소에 추모하고 사과를 했다고?? 아베의 사과는? 일본 총리가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사과한 사례 4

 

 

1. 고노 담화 (1993)

1993년 8월 4일. 미야자와 기이치 내각(자민당) 당시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과 사죄를 한 사건

다만 총리가 아닌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발표한 것이지만, 1년 8개월 동안의 조사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 담화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 강제성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가 이에 직접 관여했다고 인정했지만 배상에 대해선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 당시 자민당은 지금처럼 우경화가 심화된 당이 아니었는데, 2000년대 이후 우경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민당에선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2014년 2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위안부 강제 연행 증거가 없다"며 수정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2014년 3월 아베가 뜬금없이 고노 담화를 인정한다는 발표를 한다

아베의 이런 행보를 두고 미국의 압박과 국제사회를 의식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앞서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일본은 한국과의 군 위안부 논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담화 내용을 뒤집는 것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끔찍하게 무례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내각에서 발생한 담화는 내각 차원의 정식 결의이기에, 이를 폐기/수정하려면 또 다른 내각 차원의 결의가 필요하기에 여전히 일본 내각의 공식 입장으로 계승되고 있다


2. 무라야마 담화 (1995)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사회민주당)총리가 일본의 종전기념일에서
'일본의 전쟁범죄와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사건이다

일본은 한일기본조약에서도 보상금을 지불했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적이 없기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아래는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 일부

"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에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으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저는 미래에 잘못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이와 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여기서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합니다. 또 이 역사로 인한 내외의 모든 희생자 여러분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바칩니다. "

한국에서는 '식민지배와 침략'을 언급해 사과 주체가 모호하다는 견해도 있었으나
일본 내각에서 '식민지배', '침략'을 단어를 사용한 첫 공식 사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정계 은퇴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창설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의 이사장으로 활동했으며,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에게
"아베의 발언은 국제적 고립만 심화한다"고 비판하며 일본의 우경화 행보에 맞서고 있다

3. 고이즈미 담화 (2005)

 

2005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문제 등으로 그야말로 한국인이 제일 싫어하는 일본인 이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자민당)이 발표한 내용이다

이는 앞서 있던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담습, 계승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담화이다

아래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 일부

"일본국은 일찍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 특히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함과 더불어 지난 대전에서의 내외의 모든 희생자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비참한 전쟁의 교훈을 풍화시킴이 없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는 일 없이 평화와 번영에 공헌해 나갈 것을 결의합니다"
...

"일의대수 사이인 중국이나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제국과는 함께 손을 잡고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며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여 아시아 제국과의 상호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

과거 플래시 게임으로 고이즈미 죽이기 등이 유행했을 만큼 한국인이 싫어했던 고이즈미는 의외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는데..

한일 공동 월드컵을 한 해 앞둔 2001년.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해 '서대문 독립공원'을 찾아 일제의 잔혹함을 재현한 고문실 등을 둘러보고 순국한 독립운동가들이 새겨진 추모비 앞어 무릎을 굽혀 헌화하고 참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마음으로 시설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이어 “외세의 침략, 조국 분단 등 참기 힘든 곤경과 수난 속에서 (한국 국민이) 받은 고통은 나의 상상을 초월한다"

한일갈등을 초래한 '화이트리스트'도 고이즈미가 지정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담화가 있은지 불과 1년 후

 

"일국의 수상이 내 나라에 있는 신성한 신사에서 수상 명의로 참배하는 것이 뭐가 거슬리냐. 신사참배 가지고 뭐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며 도발을 시전한다

4. 간 담화 (2010)

 

2010년 8월 10일.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간 나오토(입헌민주당)총리가 한 담화

앞서 위안부 강제 동원과 전쟁 범죄, 식민지 지배를 사과했다면 이 담화에서는 최초로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식민지배의 폭력성을 인정한 담화이다

또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왕실의궤 인도를 추진하는 등 일본 내각이 한일관계를 상당히 개선하려 했던 노력이 보인 사건이다

아래는 간 나오토 총리의 발언 일부

"올해는 일한관계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는 해입니다. 백년 전 바로 8월 일한병합조약이 체결되고, 그 후 36년에 이르는 식민지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３·１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드러났듯이, 정치적·군사적 배경 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한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하여 성실히 임하고자 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가지고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는 데 솔직하고자 합니다. 아픔을 준 측은 잊기 쉽고, 당한 측은 그것을 쉽게 잊을 수 없는 법입니다. 이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하여, 이에 다시금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합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앞으로의 백년을 내다보며 미래지향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또 지금까지 실시해온 이른바 재사할린 한국인 지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봉환 지원과 같은 인도적인 협력을 앞으로도 성실히 실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통치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경유해서 들어와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조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된 귀중한 도서를 한국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가까운 시일에 인도하고자 합니다"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여전히 정계 활동을 하는데 일본 정치권과 도쿄원전의 유착관계를 폭로하기도 했으며, 독일 국영방송에서 촬영한 '후쿠시마의 거짓말'을 돕기도 했다.

또 일본 전 총리로서 이례적으로 JTBC에 게스트로 나와 후쿠시마 원전 문제에 대해 인터뷰하기도 했다

+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민주당)

총리 시절도 아니고 담화도 아니지만,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8월 12일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다

유관순 열사가 수감되었던 감방에 헌화 했으며, 광장에 있는 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도게자'하며 사죄했다.

이렇게 도게자를 하며 사죄한 것은 일본 정치인으로서는 최초이며, 

 

 

 

 

 

이외에도 과거사에 대해 "일본인들은 사죄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독도, 중국의 센카쿠열토, 러시아의 북방영토를 역사를 잘 모르는 일본이 건들여 영토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일관계, 중일관계가 악화된 원인은 대부분 일본 책임이다"등의 발언을 했다

 

때문에 일본 보수진영에서는 하토야마를 '역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과거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관계악화의 책임은 일본에게 있다. 일본이 경제 보복을 취소해야 한다", "사과는 피해자가 좋다고 할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